가상자산 제도화해 국민연금 투자 공약
투기 조장 비판에.."성장 기회 놓친다"
글로벌 연기금 가상자산 투자 열거하고
국민연금 코인 관련 기업 투자도 부각
"무모한 베팅 아닌 전통적 투자전략"  |
2022년 1월 19일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서울 강남구 업비트 라운지에서 열린 가상자산 거래소 현장 간담회를 마친 후 가상자산 정책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17일 국민연금이 암호화폐를 비롯한 가상자산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 제도권 편입을 공약하며 국민연금도 투자토록 하겠다는 입장에 비판이 제기되자 반박하면서다.
선대위 산하 디지털자산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국민연금 등 연기금 디지털자산에 투자한다는 선언은 투기적 몰입이 아니라 국제 최적화 모형을 준수하는 통제되고 과학적 분산투자 전략”이라며 “감정적 거부감으로 디지털자산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글로벌 금융 흐름에서 낙오돼 통화주권을 상실하고, 국민 자산 성장 기회를 놓치는 리스크”라고 밝혔다.
앞서 디지털자산위는 전날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과 가상자산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도입을 통해 가상자산을 금융자산으로서 제도권에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로써 가치안정성을 확보해 적격자산이 되면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도 투자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자 가상자산의 변동성을 부각하며 위험한 투자를 종용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선대위가 반박에 나선 것이다.
디지털자산위는 우선 디지털자산이 주식·채권·부동산 등 전통적 자산과 다른 요인으로 가격이 달라지는 만큼, 헤징(가격변동 손실 방지를 위한 위험분산)을 노리려면 분산투자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같은 이유에서 전 세계 주요 연기금과 기관투자자들도 가상자산 직·간접 투자를 시작한 상황도 강조했다. 먼저 싱가포르 테마섹은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과 웹3(web3, 인공지능과 블록체인 기반 3세대 인터넷), 호주 AMP연기금과 미국 미시간주 연기금은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와 비트코인 투자기업인 마이크로스트레티지, 영국 연금 전문업체 카트라이트는 자산의 약 3%를 비트코인에 할당했다.
특히 미국의 세계 최대 규모 자산운용사인 블랙록도 디지털자산 ETF를 출시하고 토큰화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데, 국민연금은 글로벌 기술주 중 하나로 블랙록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또 국민연금은 마이크로스트레티지와 미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도 거액을 투자했다.
디지털자산위는 “국민연금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다니 말도 안 된다는 주장과 달리 이미 간접적으로 디지털자산과 연계된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며 “디지털자산 투입은 무모한 베팅이 아니라 오히려 전통적 이론에 충실한 투자전략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이 현행 가상자산 간접투자를 넘어 직접투자도 나설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게 디지털자산위의 구상이다. 가상자산을 제도권에 편입해 안정성을 확보한 후 국민연금이 국내외 규제를 반영한 투자 프로세스를 구축토록 입법과 감독체계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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