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중 관계 회복 국면 속에서 지난주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미국 AI 반도체 관련 종목과 친환경 에너지 테마 ETF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였다. 반면 국내 이차전지 ETF는 미국 정책 불확실성과 기업 이슈로 인해 유독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2~16일 국내 ETF 시장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상품은 'ACE 테슬라벨류체인액티브'로 이 기간 14.60% 상승했다. 레버리지, 인버스 종목과 일평균 거래량 10만주 이하 종목은 조사 대상에서 제외한 기준이다.
이를 비롯해 'ACE 엔비디아밸류체인액티브'(10.40%), 'ACE 미국주식베스트셀러'(9.89%), 'TIGER AI반도체핵심공정'(9.89%), 'KODEX 미국반도체'(9.55%) 등 미국 AI 관련주가 상위권을 휩쓸었다. 엔비디아 상승세에 힘입어 'KODEX 미국휴머노이드로봇'(9.54%)도 큰 폭 올랐다.
이는 미중 무역 긴장 완화로 인한 위험 선호 심리가 회복과 맞물려 나타났다는 해석이다. 특히 중동(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과 미국 간 데이터센터 협력 기대감과 트럼프 행정부의 AI 반도체 수출 규제 철폐 방침 시사 등이 반도체 업종 투자 심리를 끌어올렸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이차전지를 제외하고 대부분 올랐다"며 "미중 관세 인하 소식에 그동안 부진했던 미국 AI 테크주 위주로 강한 반등 모멘텀이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국내형 ETF 중에서는 'KODEX 운송'이 14.56% 상승하며 돋보였다. 마찬가지로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TIGER Fn신재생에너지'(13.24%), 'KODEX 신재생에너지액티브'(12.80%), 'HANARO 원자력iSelect'(11.36%) 등 국제 정세나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에너지 관련 종목이 주로 급등세를 보였다.
반면 이차전지 ETF는 반등장 속에서도 유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KODEX 2차전지핵심소재10'가 -6.08%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뒤이어 'TIGER 2차전지TOP10'(-5.67%), 'TIGER 2차전지소재Fn'(-5.66%), 'SOL 2차전지소부장Fn'(-5.60%), 'TIGER 2차전지테마'(-5.54%), 'RISE 2차전지TOP10'(-5.49%), 'RISE 2차전지액티브'(-5.35%), 'KODEX 2차전지산업'(-5.17%), 'ACE 포스코그룹포커스'(-4.29%), 'SOL 전고체배터리&실리콘음극재'(-4.23%) 등 이차전지 테마 ETF가 줄줄이 하락했다.
최근 미국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세액공제 조항 축소 움직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세액 공제 기한을 단축하는 내용을 포함한 법안 초안을 제시했다. 여기에 포스코퓨처엠의 약 1조1000억원 규모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도 단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시장이 기대했던 미국 정책이 발의된 지 3년 만에 급변하는 중"이라며 "외부 변수보다도 본원적 경쟁력이 중요한데 한국 이차전지는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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