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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선 TV토론회 승자는? 지지율 영향 '촉각'

파이낸셜뉴스 2025.05.19 08:08 댓글 0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1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제21대 대선 1차 후보자 토론회 중계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 18일 열린 대선 후보자들간의 1차 대선 TV토론회가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공방이 벌어졌다. 이번 토론회 이후에 뚜렷한 지지율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호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미세한 심경 변화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차 대선 TV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정권 심판'에 중점을 뒀지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반 이재명'에 집중했다.

전체적으로는 이재명 후보가 큰 실수 없이 수성했다는 평가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2위 후보로서 이재명 후보를 겨냥한 공세적 태도를 보였다. 이준석 후보는 핵심 경제 정책에 대한 논리적이고 구체적인 반론 제기에 노력했다. 권영국 후보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했으나, 본인의 정책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이재명 후보는 선두주자답게 안정적이고 여유 있는 자세로 토론에 임하며, 공격보다는 방어와 정책의 유연성을 보였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후보는 예상대로 안정감이 있었다"면서도, "생각보다 권영국 후보가 잘했다"고 평가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교수는 "특정 후보가 두드러지게 잘했다기보다는 이재명과 이준석 두 후보의 티키타카가 토론의 격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예상대로 1위 주자인 이재명 후보에게 집중 공세가 쏟아졌다.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격이 가장 눈길을 끌었지만, 결정적인 한방은 보이지 않았다. 이준석 후보가 구체적 수치와 논거로 이재명 후보를 집요하게 공격했고,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응했다.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나서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김문수(왼쪽부터), 민주노동당 권영국, 개혁신당 이준석,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에 나서고 있다. 뉴스1
이재명 후보는 여러차례 자신을 공격하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라며 맞받아 치기도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유세에서 언급한 '호텔 예약 취소해도 돈이 돌면 경제가 살아난다'는 발언을 비판하며 "돈풀기식 괴짜 경제학"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그건 승수효과를 얘기한 것"이라며, "한 번 쓰이느냐, 두 번, 세 번 쓰이느냐에 따라 (돈이) 순환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경제의 순환 효과(승수효과)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준석 후보가 토론 중 "민주당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고발했다"며 "나(이재명 후보)는 고발하면 안 되고, 김용태는 해도 된다는 거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에 대해 "과거에 있었던 어떤 행위에 대해 처벌하는 것은 전 세계에서 찾기 어려운 제도"라면서도 "하지만 당선 목적으로 허위사실 공표하면 처벌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후보가 유세 과정에서 내놓은 '커피 원가 120원' 발언 등을 두고 난타전이 벌어졌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커피 원가가 지금도 120원이라고 생각하느냐"며 "닭죽 파는 사람들에 비해 커피(파는 사람들)가 굉장히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돼서 분노하고 있는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이 후보를 공격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커피의 원재료값은 제가 말한 2019년 봄엔 120원 정도가 맞다. 이는 인건비나 시설비 같은 게 감안되지 않은 것"이라며 "(커피) 원료값이 이 정도 드니까, '닭죽을 파는 것보다는 더 나은 환경에서 더 나은 영업을 하도록 지원해주겠다' 이 말을 한 건데, 그 말을 빼내어서 왜곡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에 유보적인 태도라는 점을 비판했다. 권 후보가 "이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동의하느냐"고 묻자 이 후보는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현안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새롭게 논쟁·갈등이 심화되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을 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에 권 후보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처음 약속한)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총재 시절부터 28년이 지났고 강산이 세 번 변했다"며 "이건 사회적 합의의 문제가 아닌 결단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토론회를 갖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불법 대북 송금으로 재판받고 있지 않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후보는 "억지 기소"라고 반박하며, "대북 사업 자체야 당연히 안다. 하지만 민간 업자가 나를 위해 100억 원을 북한에 몰래 줬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맞섰다.

또한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사드(THAAD) 철회 발언 등을 두고 "미국이라면 끔찍할 것"이라며 이재명 후보에게 '반미' 프레임을 씌우려 했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친중' 이미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김문수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신뢰가 한미동맹 강화의 핵심"이라며, 당선 즉시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하고 주한미군·북핵·관세 등 현안을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대한민국 외교안보의 기본 축으로 삼아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재명 후보는 "한미동맹은 앞으로도 확장·발전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완전히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국익 중심의 유연한 외교, 중·러와의 균형외교 필요성을 강조했다. 관세 협상 등에서도 속도전보다는 신중한 접근을 주장했다.

반면 권영국 후보는 "트럼프의 약탈적 통상에 굴복하지 않겠다"며, 한미동맹보다는 경제주권과 자주성을 강조하는 강경한 대미 입장을 보였다. 김문수 후보는 이에 대해 "미국과의 신뢰와 우호적 관계, 신속한 정상회담 추진이 중요하다"며, 권 후보의 강경론에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협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권영국 후보와 이준석 후보는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 적용'을 두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권 후보는 차별적 제도의 위험성과 해외 부작용 사례를 들어 이준석 후보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했다
이준석 후보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며, 미국 텍사스·플로리다 사례처럼 지방정부가 경제정책을 주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권영국 후보는 "대한민국은 땅이 좁고 생활비 차이도 크지 않다"며, 일본이 지역 차등 임금제를 도입했다가 지방 경제가 더 피폐해지고 인구가 유출됐다는 부작용을 지적했다. 권 후보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차별하자는 건 정말 위험한 발상"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 후보가 "미국은 연방제 국가라 지역별로 최저임금이 다르다"고 반박하자, 권영국 후보는 "미국은 주 하나가 국가만큼 크고, 연방제라는 제도적·지리적 차이가 크기 때문에, 미국식 지역별 최저임금제를 한국에 적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재반박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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