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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끄고 싶었다"..난장판 2차 대선토론에 국민들 '부글부글'

파이낸셜뉴스 2025.05.24 09:41 댓글 0

지난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가 생중계되고 있다.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품격 없는 저질 토론이었다" "역대 최악의 난장판 토론이다" "토론회가 아닌 이재명 청문회였다" "사회통합은 없고 갈등만 부추겼다."
23일 전국민이 지켜본 대선 후보자 2차 TV토론이 우리나라 정치의 수준의 격을 크게 떨어뜨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사회 갈등 극복과 통합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벌었지만 통합을 위한 해법은 없고 후보들간의 감정 싸움과 볼썽스런 난타전만 보여 줬다는 평가다. 겉으로는 사회갈등 해소를 외치면서 상대편 깎아 내기에만 급급한 정치형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비전은 없었고 후진적인 정치 토론이 벌어졌다는 실망감이 쏟아지고 있다. 상대방을 업신여기는 안하무인, 적반하장 같은 질문과 답변이 계속 이어져, 토론회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번 토론은 첫 토론보다 한층 더 격해졌다. 일부 후보는 사냥개처럼 상대 후보 물어뜯기에만 집중하고 정책 검증은 실종됐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시종일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2대 1 무차별적 난타전에 가까운 협공을 퍼부었다. 1차 토론회 이후 지지율 상승 효과를 본 김문수, 이준석 후보가 2차 토론회에선 더욱 거세게 이 후보를 물어 뜯었다.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집중 공격으로 중도 유동층의 기권표를 확대 시키고 보수결집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이재명 후보는 간간히 반격에 나섰지만 몰아치는 협공에 토론회 초반에 다소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이재명 후보가 가진 특유의 사이다 발언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매서운 공격보다는 방어가 더 많았다.

상대를 깎아 내리는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김문수 후보는 "범죄자, 방탄 이재명"이라고 몰아붙였고,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를 향해 "삐딱하다. 궤변이다"라고 큰 소리를 쳤다.

김문수 후보는 노동운동 시절부터 쌓아온 싸움닭 본색을 드러냈다. 토론 시작부터 이재명 후보에게 흙탕물을 쏟아 붓는 작전에 돌입했다. 김 후보는 공약과 정책에 대한 실질적 검증보다는 이재명 후보의 자극적인 과거 이슈와 사법 리스크를 연이어 폭로했다.

또 이 후보가 부산에서 흉기에 찔려 피습된 당시에 헬기 이송 등 각종 지난 사건들까지 일일이 들추는 데 집중했다. 마치 토론회가 아닌 이재명 후보 청문회장을 방불케 했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진짜 대한민국이라고 하는데, 그전에는 전부 가짜 대한민국이었나"라며 "이렇게 말하는 분은 진짜 총각인가, 가짜 총각인가. 진짜 검사인가, 검사 사칭인가"라고 비꼬았다.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공격으로 시작해 마지막에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민주주의 위기, 총통, 독재 위기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재명 후보가 김 후보와 전광훈 목사간의 관계를 묻다가 두고 충돌하기도 했다. 이 후보가 "전 목사가 감옥에 갔을 때 눈물을 흘리지 않았냐"고 공세를 폈고, 김 후보는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라며 허위사실 누범"이라고 반격했다. 이 후보가 "눈물이 난다고 말하는 영상이 있다"고 말하자 이 후보는 "허위사실 유포죄다. 지금 걸리면 누범, 재범"이라고 다시 사법 리스크를 부각 시켰다.

이준석 후보도 줄곧 이재명 후보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이재명 후보를 겨냥해 "자신의 사이비 호텔 경제학에 의문을 제기하는 국민에 대해 바보라고 조롱하는 후보가 감히 노무현을 입에 올리는 세상에서 진정한 노무현 정신은 어디 있는지 돌아본다"며 "그분은 자신을 '바보 노무현'이라고 낮췄지, 국민을 바보라고 경멸하지 않았다"고 비꼬았다.

이 후보는 또한 이재명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친중 몰이에 나섰다. 이에대해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가 자신에 대해 연이어 친중몰이를 하는 것에 대해 "젊은데 올드하다","예단하고 왜곡한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이재명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와의 단일화 여부를 캐묻자, 이준석 후보는 "단 한 번의 예외 없이 단일화에 관심 없다고 말했다. 본인의 망상 속에서 그것만이 두려운 것"라며 반격했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감옥에 있어야 할 윤석열이 부정선거 음모론 다큐를 즐기며 거리를 활보하고, 김문수 후보는 '사람 많이 만나시면 좋은 것 아닌가'라고 맞장구를 친다"며 "어이가 없고 분통이 터진다. 이렇게 분열과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어떻게 통합을 말하나"라고 지적했다. 권 후보는 "당장 윤석열을 구속해야 한다"며 "저는 불평등과 차별을 갈아엎고 모두가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토론 직후 "정책적 논쟁보다 비방과 헐뜯기가 많아 아쉽다"고 밝혔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구 KBS본관 스튜디오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2차 후보자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각 정당 대선후보들이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뉴시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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