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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韓 비관세 장벽 해소 압박…쌀·소고기 등도 포함되나

파이낸셜뉴스 2025.05.25 12:50 댓글 0

30개월 미만 소고기만 수입 조치에 美측 '불만'
트럼프 직접 나서 쌀 높은 관세 지적하기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워싱턴 D.C.에서 열린 한미 국장급 관세 기술 협의에서 한국 측에 다수의 비관세 장벽 해소를 공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그간 미국이 연례 국가별 무역장벽보고서(NTE 보고서)에서 주장해 온 내용을 토대로 구체화한 것으로 '30개월 이상 소' 수입 제한 조치 등이 본격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다.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20∼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번 협의에서 미국측은 카네이션, 철강, 자동차, 반도체 등 기존에 제기한 품목별 관세 감면 요구에 더해 소고기·쌀·수입차 배출가스 규제·지도 반출 제한 등 다양한 비관세 장벽 사안에 대한 해결을 한국에 촉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서로 관세를 사실상 매기지 않는다. 이에 미국측은 ‘비관세 장벽’ 문제를 거론하며 한국에 통상 양보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다고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3월 공개한 최신 연례 NTE 보고서에는 한국의 구글의 정밀지도 반출 제약과 수입차 배출가스 규제, 약값 책정 정책 등 산업 분야의 비관세 장벽이 포함됐고 농축산물 중에서는 30개월 미만 소고기만을 수입하는 조치가 거론됐다.

특히 미국은 소고기 수입과 관련해 한국이 2008년 합의 당시 설정한 '30개월 미만 소' 제한 조치를 여전히 유지하는 점을 '과도기적 조치'로 규정하며 불만을 표시했다. 육포·소시지 등 가공제품에 대한 수입 금지도 문제로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세계 각국에 대한 관세 조치를 언급하면서 “한국은 수입쌀에 50~513%의 관세율을 부과한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나타낸 바 있다. 현재 한국은 미국산 쌀에 대해 저율관세할당물량(TRQ) 13만2304t에는 5% 저율 관세를 매기며, 이를 초과하면 513%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협의에서 미국의 요구 사항에 대해 국내 실정을 설명하고, 상호 이해 차이를 좁히는 데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대선 이후 출범할 차기 정부가 협상의 주체가 될 것을 전제로 이번 협의 결과를 정리 중이다. 특히 미국 측이 제기한 다수의 사안 중 관철 의지가 강한 이슈에 우선 순위를 두고 검토하는 등 차기 정부로 협상 과제를 넘기기 위한 사전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는 이주 초 범정부 차원의 대책 회의를 열고 부처별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는 무역균형 개선을 위한 미국산 수입 확대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5% 상호관세 문제를 비롯해 철강·자동차·반도체 등 주요 품목의 관세 면제 또는 감면도 협상 목표에 포함된다.

아울러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 유전자변형생물체(LMO) 감자의 재배 승인 등 미국의 주요 관심사에 대해 한국이 성의 있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미국 측에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고기와 쌀 등 민감한 현안까지 협상 범위에 포함될 경우 실질적인 합의 결정은 6·3 대선 이후 출범할 차기 정부의 몫이 될 전망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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