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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온디바이스 AI반도체 협력포럼'에 AI 반도체가 전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대량 순매수하는 반면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반도체 투톱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가 엇갈리면서 SK하이닉스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1조4524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전체 종목 중 순매수 1위에 올려놨다. 반면 삼성전자는 1조2638억원어치 내다 팔아 순매도 1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11.83% 상승하며 지난 3월 27일 이후 2달여 만에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외국인은 전체 코스피 매수 거래대금의 8.8% 가량을 SK하이닉스 한 종목에 집중했다. 이달 2~28일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총 62조5280억원을 사들였는데 그중 5조5000억원을 SK하이닉스에 투자했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2.12% 상승했지만 5만원대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 전체 매도 거래대금 60조2937억원 중 삼성전자 매도 대금이 5조3649억원으로 약 8.89%를 차지했다.
증권가에서는 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칩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 격차가 두 기업의 주가 흐름을 갈라 놓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기술 격차를 좁히기 위해 HBM4 개발과 고객사 인증에 주력하고 있다고 봤다. 고성능 메모리 시장에서 제품 신뢰 확보가 중요해진 만큼, 하반기 중 고객사 인증을 통해 기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과 주가 방향을 결정지을 핵심은 단순히 HBM 출하량의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경쟁사와의 HBM 기술 격차 축소 가능 여부"라며 "HBM3e 12단과 HBM4에서 여전히 6개월 이상의 기술 격차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 기간의 축소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대 반도체 업체인 엔비디아와 인공지능(AI) 부문에서 손잡아 외국인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가 올해 발표한 차세대 루빈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에는 모두 HBM4가 탑재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 업계 최초로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들에 HBM4 샘플을 공급하고 올 하반기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HBM 선두업체 SK하이닉스는 아시아 최대 IT 박람회인 컴퓨텍스 기간 내외로 엔비디아 향 2026년 물량 가시성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28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변수다.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성과가 나올 경우, HBM 수요 확대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며 관련 종목들의 주가 흐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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