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한국개발연구원(KDI)이 새 정부 들어 낸 첫 경제 진단으로 “경기 전반이 미약하다”고 평가했다. 불황에 빠진 건설업이 내수경기를 끌어내리고 수출은 미국 관세인상 영향 속에서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국내 불확실성은 줄어든 점은 긍정적인 신호다.
10일 KDI 경제동향 6월호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에 대해 “건설업이 부진한 가운데, 미국 관세 인상으로 수출도 둔화되면서 경기 전반이 미약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실제 4월 건설기성(-20.5%)은 전월(-16.3%) 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12개월 연속 감소세다. 5월 수출(-1.3%)은 소폭 감소했다. 대 미국 수출(-8.1%)이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경기 미약’이란 표현에 대해 “경기 활력이 없는 상태가 지난달에 이어 유지됐다. 지난달에 비해 더 안 좋아진 것은 아니지만 (경기가) 안 좋은 상태가 유지되는 것”이라며 “경기는 방향성과 상태가 있다. 지난달 경기 둔화라는 표현은 경기가 안 좋아지는 방향성을 말한 것이고 이번에는 경기의 상태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제동향 5월호에선 글로벌 통상 악화를 하방요인으로 꼽으면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 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이번 6월호에선 “국내 정국 불안이 완화되고 미중 무역합의가 이루어지면서 가계와 기업의 심리지표가 개선됐으나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한다며 다소 긍정적으로 변한 국내 상황을 조명했다.
정 실장은 ‘내수와 수출 어느 쪽이 더 어려운가’라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둘 다 어려웠다. 다만, 내수 쪽은 국정 불안이 해소되고 금리도 내려와 긍정적인 요인이 있다”면서도 “수출은 여전히 관세 쪽이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관세율이 대폭 인상된 자동차의 대 미국 수출(-32.0%)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지난 4일부터 25%에서 50%로 추가 인상되며 수출 여건이 더 악화됐다.
한편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은 양호한 증가세다. 4월 광공업생산 및 반도체 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각각 4.9%, 21.8% 증가했다. 설비투자 역시 8.4% 증가했다. 반도체제조운용장비는 15.6%, 운송장비는 19.8% 등 증가했다. 반도체 관련 투자와 운송장비의 높은 증가세에 힘입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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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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