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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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극한 가격전쟁이 붕괴한 부동산 시장처럼 중국 자동차 산업을 무너뜨릴지 모른다는 경고가 중국 내부에서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 비야디(BYD) 전기차들이 늘어서 있다. 로이터 연합 |
중국 토종 전기차 업체들의 치열한 가격 전쟁이 해외 시장을 쑥밭으로 만들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전기차 업계 역시 위기에 내몰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너진 부동산 시장처럼 중국 전기차 시장이 붕괴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 붕괴로 헝다그룹이 파산한 것처럼 비야디(BYD)가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CNBC는 10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부상한 비야디를 비롯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극한 경쟁(race to the bottom)이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흔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전기차 산업도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의 한 중고 전기차 중개인은 자신과 동료들이 지난해 중고 전기차 판매로 모두 손해를 봤다면서 “너무도 많은 업체들이 너무도 많은 신에너지 차량을 시장에 쏟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과 교역을 하는 각국이 중국의 값싼 전기차가 자국 전기차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며 중국에 볼멘소리를 하는 가운데 이제 이런 불만이 중국 내부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우후죽순처럼 커진 중국 전기차 업계가 재정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다.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도 9일 “자동차 산업의 ‘가격전쟁’은 우리를 어떤 곳으로도 이끌지 못하고 미래도 없다”는 제목의 사설을 낼 정도다.
인민일보는 당시 사설에서 “무질서한 ‘가격전쟁’은 공급망 전반의 순익을 압박하고, 전체 생태계에 충격을 주며 노동자들의 소득 감소 위험도 높인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이어 “장기적으로 이런 ‘극한 경쟁’은 지속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가격전쟁 선두에 서 있는 비야디가 결국 최대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비야디는 5월말 상당수 모델들의 가격 인하를 선포하며 전기차 업체들에 선전포고했다. 최대 34% 가격 인하를 내걸었다.
비야디 차종 가운데 가장 싼 차종인 시걸 미니 해치백은 약 1만달러(약 1300만원) 하던 것이 지금은 7700달러(약 1000만원) 수준으로 떨어졌다.
업계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장성자동차(Great Wall Motor) 회장 웨이젠쥔은 지난달 23일 시나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부동산 시장이 몰락해 헝다그룹(Evergrande) 같은 부실기업이 나왔듯 “자동차 업게에도 이미 ‘유사 헝다’ 위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아직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대놓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비야디가 몰락한 부동산 시장의 헝다그룹 같은 꼴이 될 것이라는 암시였다.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자동차 업체들 간 모임인 중국 자동차 제조업 협회(CAAM) 역시 업체들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자동차를 ‘덤핑’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CAAM은 비야디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특정 자동차 업체가 심각한 가격 할인을 주도하고 있고, 상당수 업체들이 이를 따르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새로운 ‘가격전쟁’ 패닉 라운드가 촉발됐다”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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