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마시면 기분 좋아져"…이 챌린지 따라하던 10대 소녀 결국 사망 [헬스톡]

파이낸셜뉴스 2025.06.11 06:30 댓글 0

매년 미국서 청소년 200여명 사망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어 주의



10대 소녀가 가정용 세척제, 휘발성 물질 등을 스프레이로 흡입하는 '더스팅 챌린지'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결국 뇌사 판정받았다. 사진=jtbc뉴스 갈무리
10대 소녀가 가정용 세척제, 휘발성 물질 등을 스프레이로 흡입하는 '더스팅 챌린지'를 하다가 심장마비로 쓰러져 결국 뇌사 판정받았다. 사진=jtbc뉴스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틱톡 등 SNS에서 확산한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던 미국의 한 10대 소녀가 뇌사 상태에 빠진 뒤 결국 숨졌다.

11일 미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애리조나주에 거주하는 레나 오루크(19)는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했다가 쓰러져 일주일 넘게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뇌사 상태에 빠졌다.




레나는 지난달 스프레이 형태의 키보드 세척제를 흡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은 “키보드 세척용 스프레이를 살 때는 신분증도 필요 없고, 가격도 저렴하다. 아이들은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이건 냄새도 안 나서 약물 검사로 알 수도 없다”고 토로했다.

스프레이를 흡입하는 이 챌린지는 2023년께부터 틱톡 등에서 유행하면서 10대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하면 스프레이에 든 휘발성 물질로 인해 환각 증상에 빠지게 되는데, 이 같은 모습을 SNS에 올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챌린지에 참여하는 10대들이 늘고 있다.



학생들이 챌린지에 사용하는 스프레이는 땀냄새를 없애주는 데오드란트 등 일상생활에서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들이다.

학생들이 올린 챌린지 영상을 보면 이들은 자동차 운전석, 대중교통 안, 방안 등 다양한 장소에서 스프레이를 코나 입으로 흡입한다. 곧 몸을 가누기 어려운 듯 몸을 흔들거린다. 차 안에서 몸을 가누지 못하던 한 학생은 흥분한 목소리로 한손에 스프레이를 든 채 “이게 겨우 3달러다. 메스(필로폰)만큼 세다”고 말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크로밍 챌린지를 하다가 아산화질소, 포름알데히드 등을 반복적으로 흡입하면 환각에 빠지는 건 물론 메스꺼움과 구토, 발작, 나아가 신장 및 간 기능 장애와 뇌 손상, 언어장애 등에 이르게 된다고 경고한다.



미 국립보건원 산하 약물남용연구소에 따르면 스프레이 흡입으로 매년 200여 명의 청소년들이 사망하고 있다.

2023년 호주의 13세 소녀가 지난 3월31일 크로밍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혼수상태에 빠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이 소녀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뇌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결국 이 소녀는 크로밍 챌린지를 시도한 지 8일 뒤 사망했다.

작년에는 영국의 11세 소년이 독성 물질을 흡입했다가 세상을 떠났다. 2019년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의 16세 소년 2명도 이 챌린지에 참여했다가 사망했다.

미국 가정의학과 전문의 ?토머스 호로위츠 박사는 "유해성분이 든 스프레이 액체가 코와 폐, 기도에 직접 닿으면 (뇌와 장기가) 크게 손상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리조나주의 메디컬센터 중환자실 책임자인 랜디 와이스먼 박사는 "불안과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크로밍 챌린지’가 확산하고 있다"며 "환각에 빠지게 되면 일시적인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만 단 몇 분일 뿐이다"고 했다.

이어 "가스 속 화학물질을 흡입하면 실제로 폐와 신체의 나머지 부분에 있는 산소를 대체해 심부전, 간부전, 폐질환 등 즉각적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나의 부모는 "딸은 유명해지고 싶어 했다"며 "이런 식으로 이름이 알려질 줄은 몰랐다"고 토로했다. 그는 "가정에서 흔히 사용하는 용품들을 자녀가 남용하지 않도록 아이들의 손에 닿지 않는 곳에 보관하거나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레이 #헬스톡 #돌연사증후군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