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만t 규모 납품 계약
GM, 중국산 바오산강철 대체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모습. 뉴스1 |
[파이낸셜뉴스] 현대제철이 한국GM에 자동차용 강판을 처음으로 납품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공급망 재편 흐름 속에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려는 제너럴 모터스(GM)의 전략과 맞물린 결과다.
현대차그룹 외 고객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현대제철에도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2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오는 9월부터 현대제철로부터 연간 약 10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을 공급받기로 하고 현재 품질 인증 등 실무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는 한국GM의 연간 소비량 중 약 20%에 해당하며 기존 납품처였던 중국 바오산강철과의 거래는 중단된다.
자동차 강판 가격이 t당 110만~180만원임을 고려하면 매출로는 1100억~1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공급처 변경은 GM 본사의 공급망 다변화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중 갈등 장기화로 GM은 주요 부품과 소재의 조달처를 '탈중국'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철강 역시 이 전략에 포함돼 있다.
이미 한국GM은 바오산강철 외 나머지 물량을 포스코 등 국내 철강사로부터 조달해 왔으며 현대제철까지 참여하면서 철강 공급망의 탈중국화가 사실상 마무리되는 셈이다.
현대제철로서도 이번 계약은 단순한 납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지난 2010년 자동차 강판 시장에 진출한 이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는 제한적이었고,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현대차·기아에 집중돼 왔다. 포드, BMW 등에 소량 공급한 전례는 있었지만 안정적인 대형 고객 확보는 난제로 남아 있었다.
특히 한국GM은 지리적으로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와 가까워 물류 효율이 높음에도 경쟁사 기술 유출 우려와 품질 이슈 등을 이유로 현대제철을 외면해 왔다.
한편, 이번 계약은 현대차그룹과 GM 간 전략적 협력 관계의 일환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배라 GM 최고경영자(CEO)는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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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ng@fnnews.com 이동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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