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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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워싱턴 연준 청사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뉴시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 p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와중에도 기준 금리를 동결했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전쟁이 연준의 금리 인하를 막는 주범이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이날 연준은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끝내면서 기준 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4.25~4.5%로 동결했다.
다만 점 도표를 통해 올해 여전히 0.25% p씩 2회 금리 인하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러나 내년과 2027년에는 금리 인하가 각각 한차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공포가 인플레이션 부추겨
파월 의장은 관세 충격이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아직 온전히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관세 충격이 아직 소비자들에게 온전히 가지 않았다면서 이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라고 강조했다.
파월은 “관세가 배급망을 통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충격을 주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금 소매점에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재화들은 관세가 부과되기 수개월 전에 수입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파월은 관세 충격 일부가 이제 시작된 것이며 앞으로 수개월 동안 이 충격이 계속 몰아닥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분석을 토대로 최근 인플레이션 예상이 오르고 있는 것은 관세 충격이 닥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월은 아울러 지금 당장은 충격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 관세 충격이 본격화할 것이란 예상을 감안할 때 연준의 현 정책 기조는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점 도표 맹신 말라
파월은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점 도표에 대해 맹신하지 말 것도 주문했다.
그는 지금처럼 거시 환경이 매우 위험한 상황에서 이 점 도표는 그저 약간의 간을 하는 한 톨의 소금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월은 “매우 불확실한 시기를 앞두고 사람들은 가장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를 써보곤 한다”면서 연준의 점 도표도 그런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무도 (점 도표에서 제시하는) 이 금리 경로를 매우 높은 확신을 갖고 제시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모두가 이 경로는 경제 지표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는 점에 동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점 도표는 FOMC 참석자 19명이 각자 전망하는 금리 경로를 나타낸 것으로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2회 추가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관세, 결국 소비자가 부담
파월은 관세는 결국 기업과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관세는 외국이 내는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일축다.
파월은 “내가 아는 모든 이들은 관세로 인해 수개월 안에 인플레이션이 유의미한 정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면서 “누군가는 (관세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 부담을 지는 이는 앞서 언급한 배급망에 있는 누군가가 될 것”이라면서 “제조업체와 수출업체, 수입업체, 소매업체 사이에 관세를 부담하고, 최종적으로는 이를 원료로 활용하거나 그저 소비를 위해 구매하는 이들이 부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은 “이 배급망 전체를 관통하면서 사람들은 이 비용을 부담하는 이가 되지 않으려 하겠지만 결국에는 관세 부담은 누군가 짊어져야 한다”면서 “그 부담 일부는 결국 최종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준, 관세 인플레이션 잡으려 고용·성장 희생"
래퍼 텡글러 인베스트먼츠의 고정수익자산(채권) 부문 책임자 바이런 앤더슨은 연준이 관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충격을 완화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앤더슨은 CNBC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연준이 관세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뛰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고용이나 성장 같은 다른 것들을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요동칠 때 연준은 장기 데이터를 본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관세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자 단기 데이터로 갈아탔다고 지적했다.
앤더슨은 “연준이 관세 인플레이션에 매몰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에 따라 기꺼이 고용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희생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증시 약세 전환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과 관세발 인플레이션을 강조하면서 뉴욕 증시는 상승폭을 좁히다 약세로 돌아섰다.
3대 지수는 파월 기자회견 전 0.5% 안팎 상승세를 보였지만 기자회견이 진행되면서 약세로 방향을 틀었다.
대형 우량주 30개로 구성된 다우존스산업평균과 시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모두 약세를 기록했다. 마감을 약 30분 앞두고 다우는 0.18%, S&P500은 0.04% 밀렸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만 0.1% 상승 흐름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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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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