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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네티컷 주 스탬퍼드에서 살던 찰라 내시가 침팬지에게 공격 당해 얼굴을 잃은 찰라 내시가 안면 이식 수술을 받기 전(왼쪽)과 공격받기 전 원래 모습. 출처=데일리메일 |
[파이낸셜뉴스] 집에서 기르던 침팬지에게 공격 당해 얼굴을 잃었던 여성이 사건발생 후 16년 만에 자신의 모습을 공개했다.
20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코네티컷 주 스탬퍼드에 사는 찰라 내시(71)는 지난 2009년 2월 친구인 산드라 헤롤드의 집을 방문했다가 친구가 기르던 90kg 거구의 침팬지에게 얼굴 전체와 팔을 물어뜯겼다. 당시 후유증으로 내시는 영원히 앞을 볼 수 없게 됐고, 두 팔도 잃었다.
침팬지 트래비스는 잔으로 와인을 마시고, 식탁에서 식사를 하고, 웃을 입고 심지어 컴퓨터까지 사용할 정도로 인간에 길들여진 상태였다. 코카콜라 광고에 나올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었다.
사고 당일 침팬지 트래비스는 헤롤드의 차열쇠를 가져가 탈출을 시도해, 헤롤드는 트래비스를 집으로 유인해 안정제를 넣은 아이스티를 건넸다. 하지만 트래비스는 집에 방문한 내시를 잔인하게 공격했다.
경찰이 도착했을 당시 트래비스는 총에 맞아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트래비스가 친숙한 내시를 침입자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사고 이후 내시는 2011년 매사추세츠 주 브리검 병원에서 20시간이 넘는 안면 이식수술을 받았다. 양손도 이식 받았지만, 면역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폐렴에 걸리면서 상태가 좋지않아 다시 떼어냈다.
내시는 병원에서 퇴원을 했지만 고체 음식을 먹지 못하고 튜브를 통해서만 호흡할 수 있어서 요양원에서 지내야 했다.
침팬지의 공격을 받은 지 16년이 지난 지금 내시는 얼굴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준 의사들에게 "나의 삶을 되살렸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보조 치료 센터에 사는 찰리는 매일 재활과 언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녀는 최근 호주의 시사고발 프로그램 '60분 호주(60 Minutes Australia)'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멋진 일이고, 말로는 감사의 마음을 표현할 수 없다"면서도 "그런 일이 없었더라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시는 얼마 전부터 고체 음식물을 먹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코와 윗입술은 아직 느낌이 없지만 조금씩 다시 돌아오고 있다"면서 "뺨과 이마부터 서서히 느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시는 친구 산드라 헤롤드가 지난 2010년 사망한 후, 그의 재산 중에서 400만 달러의 보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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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후 안면 이식 수술을 받은 찰라 내시. 출처=데일리메일 |
정맥과 미세혈관 이식하는 정밀 수술
안면재건은 선·후천적 질환이나 교통사고 등 외상으로 눈, 코, 입술, 뺨 등 결손이 생긴 부위를 재건하는 것이다. 이때 재건이란 단순히 모양만 다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얼굴의 각 부위에 있는 근육과 인대, 신경까지도 재건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가 생각하는 '얼굴' 외에도 혀, 인두, 후두까지도 안면재건수술의 대상이다. 그래서 '안면두경부 재건'이라고도 한다.
고려대 안망병원 성형외과 이병일 교수는 "안면재건은 기능적인 면과 미용적인 면, 모두를 고려해야 하기에 어려운 수술이지만 우리 몸의 다른 부위를 이용해 재건이 가능하다"며 "비교적 넓은 범위를 안전하게 떼어낼 수 있는 허벅지 등에서 피부와 혈관, 근육 등의 조직을 가져와 얼굴에 이식한다"고 말했다.
눈, 코, 뺨은 물론이고 없어진 입술과 혀도 재건할 수 있다. 외상으로 뼈가 절단되거나 부스러졌더라도 다른 신체부위에서 뼈와 조직을 채취해 재건할 수도 있다. 두개골의 경우 티타늄 등의 소재로 뼈를 만들고 그 위에 피부를 이식해 재건하기도 한다.
무엇보다 얼굴은 최대한 미용상으로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피부는 손상이 생긴 부위와 먼 위치의 조직을 이식하게 되면 본래 부위와 질감이나 색상 차이가 클 수 있어 가능하면 주변 조직을 이용해 재건한다. 코나 뺨 등을 재건할 때는 이마나 두피의 조직을 확장한 다음 이식하는 조직 확장 수술도 시행한다. 이식한 피부가 두꺼우면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고 어색할 수 있어 최대한 얇은 피부와 가는 혈관을 이용해 재건수술을 한다. 다른 신체 부위에서 동맥, 정맥, 미세혈관, 신경을 각각 떼어내 얼굴에 이식해 자연스러운 표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수술도 있다.
합병증 예후 진단 위해 다른 과와의 협진이 중요
이 교수는 안면외상재건에 있어 다른 과와의 협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입 주위는 음식물을 머금어야 하는 입술의 괄약기능과 저작기능, 발음, 교합 등에 관여하는 상악, 하악, 치아, 혀가 있어 치과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가 있다"고 말했다.
얼굴 골절환자들이 응급실을 찾으면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아래·위 턱을 고정시키는 응급처치를 진행한 뒤 전신마취 후 골절부위를 맞추고 금속판을 이용해 고정술을 시행한다. 수술 후에는 대부분 정상적인 얼굴형태와 음식을 씹는 저작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외상 정도에 따라 얼굴 부위의 감각이상, 시각장애, 치아통증, 교합이상, 저작(씹기)장애, 상악동염, 턱관절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등의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같은 예후를 사전에 평가해 최소화할 수 있는 진료과별 협진시스템이 중요하다.
외상 환자는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손상된 부위의 보존에 주의해야 한다. 피부가 찢어지는 열상을 입었을 때는 상처부위를 식염수로 가볍게 씻은 뒤 적신 거즈를 1~2겹 올리고 그 위를 마른거즈로 압박해 환부가 달라붙지 않게 주의하며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가급적 열상 후 8시간 내에 봉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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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팬지와 함께 있는 찰라 내시. 출처=데일리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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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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