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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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라호르에서 23일(현지시간) 시위대가 이란과 연대하는 한편 전쟁에 반대하고 평화를 추구한다는 구호가 담긴 팻말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이란이 이날 카타르와 이라크 미군 기지를 공습했지만 사전 통보로 인명 피해가 나지 않으면서 국제 유가는 7% 넘게 폭락했다. EPA 연합 |
국제 유가가 23일(현지시간) 7% 넘게 폭락했다.
이란이 이날 카타르와 이라크 미군 기지들을 공습했지만 사전에 이를 통보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이 유가 폭락 방아쇠 역할을 했다.
시장에서는 이란이 체면치레를 위해 미군 기지들을 공습했지만 인명 피해는 내지 않기 위해 고심한 것은 확전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분명한 메시지로 판단했다.
국제 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8월 인도분이 전장 대비 5.53달러(7.18%) 폭락한 배럴당 71.48달러로 마감했다.
미국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물 역시 5.33달러(7.22%) 폭락한 배럴당 68.51달러로 장을 마쳤다.
유가는 22일 밤만 해도 급등세였다.
브렌트가 5% 넘게 급등해 배럴당 81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WTI 역시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미국의 이란 핵 시설 공습 뒤 이란 의회가 22일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결의하면서 석유 시장이 뒤숭숭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세계 석유 소비량의 20%, 해상 석유 수송의 25%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석유 길목이다.
대형 유조선이 드나드는 가장 좁은 곳은 폭이 약 3.2km에 불과해 이란이 마음만 먹으면 봉쇄가 아주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러나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관해서는 상징적인 의회 결의만 했을 뿐 최고 지도부가 결정하지 않아 사실상 시늉만 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의 지정학 분석 책임자 호르헤 레온은 CNBC에 시장은 긴장이 점차 완화되는 것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여전히 이란이 최후의 카드처럼 들고는 있지만 실행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무엇보다 이란 스스로 받는 타격이 심각하다.
현재 이스라엘, 또 이를 지원하는 미국과 맞붙고 있는 이란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진 군사비 마련을 위해 석유 수출을 멈출 수 없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얼마나 많은 석유를 수출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해협을 막아버리면 이란 석유 수송도 타격을 피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경제적 자살행위’라고 지적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22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란이 이 해협을 막으면 “우리보다는 다른 나라 경제에 더 큰 해를 미친다”면서 이란이 원하는 효과도 얻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이달 발표한 월간 석유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지난달 하루 330만배럴을 생산했다.
시장조사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란은 이 가운데 184만배럴을 수출했고, 거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향했다.
한편 혼조세를 보이던 뉴욕 증시도 유가가 폭락하면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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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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