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주요뉴스

"팬데믹에 BTS 노래 듣고.." 넷플릭스 달군 애니 '케이팝 데몬 헌터스'

파이낸셜뉴스 2025.06.26 20:12 댓글 0

공동 연출 크리스 애플한스 "메기와 팬데믹에 기획"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스틸. 넷플릭스 제공

[파이낸셜뉴스] 요즘 넷플릭스에서 가장 인기있는 영화는 한국계 캐나다인 매기 강과 크리스 애플한스 감독이 연출한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다. 공개 직후인 지난 21~22일 한국, 미국, 일본, 프랑스, 독일 등 26개국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에 올랐다.

악령을 퇴치하는 케이팝 아이돌이라는 설정의 이 작품은 케이팝 슈퍼스타인 ‘루미’, ‘미라’, ‘조이’가 화려한 무대 뒤 세상을 지키는 숨은 영웅으로 활약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판타지물. ‘헌트릭스’는 자신들의 목소리로 악령을 쫓아내 세상을 지킬 방패인 ‘혼문’을 만드는 ‘헌터’이고, 이들의 라이벌인 ‘사자 보이즈’ 멤버들은 모두 악령으로 구성돼 있다는 신선한 설정으로 전 세계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K팝뿐 아니라 작품 곳곳에 한국적 요소가 녹아 있다.


연출을 맡은 매기 강 감독이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평소 한국 문화를 담은 작품을 꼭 하고 싶었다”며 이번 영화를 구상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최근 몇 년간 한국 문화가 케이팝과 한국 영화, 드라마 등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쌓아온 막대한 영향력에서 영감을 받았다”며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국 문화를 다루는 최초의 애니메이션이며, 성우 및 보컬 모두 한국인 배우로 캐스팅한 점이 뜻깊다”고 말했다. 한국의 안효섭, 김윤진, 이병헌이 참여했고, 대니얼 대 김, 켄 정도 함께 했다.

그는 “처음부터 케이팝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한 것”은 아니었단다. “스토리를 구상하던 중 악귀 디자인이 멋있을 것 같았다. 저승사자, 도깨비, 물귀신과 같은 이미지가 해외 프로젝트에서는 나오지 않으니까. 또 요즘 많이 나오는 슈퍼히어로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나처럼 약간은 바보 같고, 이상한 표정을 짓고, 먹는 것을 좋아하는 여성 슈퍼히어로 캐릭터로 방향을 잡았다. 그러다 ‘데몬 헌터’는 숨어서 일을 하니까 정체를 숨기기 위한 무언가가 필요했는데, 이때 케이팝을 떠올렸다"고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돌이켰다.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토론토에서 성장했지만 여름마다 한국을 오가며 한국 대중문화와 음식을 접했다. 또 영화광인 아버지 덕에 구로사와 아키라와 페데리코 펠리니, 크쥐시토프 키에슬로프스키, 왕자웨이(王家?), 찰리 채플린 같은 유명 감독의 영화를 보고 자랐다.

그는 “아버지 덕에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됐고, 캐나다에 살았지만 한국 드라마나 음악을 챙겨봤다”며 “‘철인왕후’ ‘역도요정 김복주’ 같은 드라마를 좋아했고, 작업 중에 ‘사내맞선’에서 안효섭의 연기를 보고 사자 보이즈 멤버인 ‘지누’로 캐스팅하게 됐다. 당시 영어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한국인의 정체성에 K컬처 애호가였던 그는 영화 곳곳에 한국적 디테일을 녹였다. “헌트릭스 멤버들의 의상부터 소품 등에 한국적 요소가 있다"며 "캐릭터가 영어 대사를 하지만 입 모양은 한국어를 할 때의 모양을 참고해 작업했다. 수저받침에 냅킨을 깔아두는 소소한 디테일까지 한국적 정서가 담겼다”고 부연했다.

한국 무속인 굿의 요소도담겼다. 그는 “음악과 춤으로 악귀를 쫓는 한국 무속 의식인 ‘굿’이 영화의 콘셉트와 맞아떨어졌다”며 “무속인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점, 굿 자체가 최초의 공연이라는 점이 케이팝 걸그룹의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3개의 눈을 가진 까치나 편지를 전해주는 호랑이 캐릭터 역시 한국 민화와 설화에서 착안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넷플릭스 제공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넷플릭스 제공

한국적 요소를 시각적으로 잘 구현하기 위해 한국도 방문했다. “제작진 10여 명과 함께 북촌, 명동, 민속촌을 다니며 한국적 느낌을 체험하고 자료를 수집했다”며 “한국 골목, 음식, 소품 하나까지 놓치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음악 역시 철저히 케이팝의 정체성을 담았다. 그는 “영화 속 음악은 단순한 뮤지컬 넘버가 아닌 진정한 케이팝 트랙이 되길 원했다”며 “어릴 적 원타임을 좋아했기 때문에 그 멤버 출신인 더블랙 레이블의 테디를 비롯해 한국 레이블과 아티스트들의 참여가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테디의 음악은 '헌트릭스'의 무드와도 잘 맞았고, BTS, 트와이스와 작업한 아티스트들도 합류해 트렌디하고 진정성 있는 트랙을 완성했다”고 전했다.

그는 “영어로 한국 이야기를 한다는 점에서 한국 문화의 세계적 확장 가능성을 느낀다”며 한국적 정체성이 영화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주인공 ‘루미’와 ‘지누’는 결핍과 두려움을 안고 있는 캐릭터다. 그는 “우리 모두 타인과의 관계에서 유대감을 느끼며 살지만, 상처나 두려움 때문에 이를 주저하게 된다”며 “영화를 통해 그런 두려움조차 인정하고 이를 이겨낸다면 진정한 자신이 되고, 타인과도 마음을 터놓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공동 연출한 크리스 애플한스는 이 영화의 기획 시점을 떠올리며 “영화 속 인물들이 떠나는 여정, 이들이 부르는 노래에서 BTS가 수년 전 우리에게 선사했던 경험의 일부나마 여러분들이 느낄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매기와 저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이 영화를 기획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우리는 단절되고, 사람 간 교류를 찾아보기 힘들 때였다”고 회상했다. “그런데 BTS가 온라인 콘서트를 개최하고, 전 세계 수백만 인구가 갑자기 본인의 집에서 ‘다이너마이트’에 맞춰 노래하고 춤추기 시작했다. 잠시나마 세상이 조금 밝아진 느낌이었다”고 부연했다.

그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재미와 트렌드가 가득하고 과감한 액션이 등장하는 영화로 만들고자" 했다. "동시에 정말 좋은 노래 한 곡이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차별과 어둠을 무력화하고 우리 안에 깃든 악마까지도 힘을 잃게 만드는 순간과 느낌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