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친구를 위해 15년 지기 친구가 대리모를 자처해 임신을 하고 10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왼쪽이 대리모 된 친구 데이지, 오른쪽이 조산사이자 자궁없는 희귀질환 앓는 조지아 [사진=SNS]](http://image.moneta.co.kr/news/picture/2025/07/04/20250704_26409410.jpg) |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친구를 위해 15년 지기 친구가 대리모를 자처해 임신을 하고 10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왼쪽이 대리모 된 친구 데이지, 오른쪽이 조산사이자 자궁없는 희귀질환 앓는 조지아 [사진=SNS] |
[파이낸셜뉴스]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친구를 위해 친구가 대리모를 자처해 임신을 하고 10월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영국 일간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켄트주 메이드스톤에 사는 조산사 조지아 배링턴(28)과 그의 친구 데이지 호프(29)의 대리모 인연은 10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지아는 15세 때, 희귀 선천성 질환인 '마이어-로키탄스키-쿠스터-하우저(MRKH)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해당 증후군은 여성 생식기의 일부 또는 전체가 선천적으로 결손된 질환이다. 자궁이 존재하지 않아 임신이 불가능하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약 4,500~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질환이다.
이와 관련해 조지아는 "진단을 받았을 당시, 엄마가 되는 꿈이 산산조각 나는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당시 친구였던 데이지가 "언젠가 내가 네 아이를 대신 품어줄게"라는 약속을 건넸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부터 가까운 친구로 지내왔으며, 2022년 데이지가 첫 딸 에밀리아를 출산할 때에도 조지아가 직접 조산사로서 분만에 참여했다. 이후 데이지는 출산의 경험을 통해 친구의 대리모가 되겠다는 결심을 확고히 했다.
대리모 과정 시작…난자 채취 및 체외수정 진행
조지아와 파트너인 로이드 윌리엄스(31)는 본격적으로 대리모 과정을 시작했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의 일부 지원을 받아 난자 채취 및 체외수정(IVF)을 진행했다. 1년간의 심리 상담과 건강검진을 거쳐 2024년 10월 첫 배아이식을 시도했다.
첫 이식에서 임신에 성공했으나, 7주 차 정기 검진에서 태아의 성장 정지 소견을 받았고 9주 차에 자연유산을 겪었다. 이에 대해 조지아는 "초음파 검사에서 의료진의 표정만으로도 이상을 감지할 수 있었다"며 "유산은 정신적으로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남아 있던 건강한 배아를 활용해 2025년 1월 31일 두 번째 배아이식을 시행했다. 조심스러운 기대 속에서 진행된 초기 임신은 6주 차 초음파에서 태아의 심장박동이 확인됐다.
현재 임신 23주 차를 지나며 태아는 잘 자라는 중이다. 데이지는 임신 중 발생하는 작은 증상까지 조지아와 공유하고 있으며, 두 사람은 '본드 터치'라는 전용 팔찌를 착용해 태아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함께 느끼는 등 유대감을 나누고 있다.
약 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생식기 발달
MRKH 증후군은 약 5,000명 중 1명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생식기 발달 이상이다. 여성의 외형적 2차 성징은 정상적으로 나타나지만, 내부 생식기관인 자궁과 질의 일부 또는 전체가 선천적으로 형성되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보통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발견된다. 월경이 시작될 시기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월경이 전혀 나타나지 않는 '원발성 무월경'이 대표적인 신호다. 외부 생식기는 정상적으로 발달하고, 난소 기능도 정상이라 여성 호르몬 분비나 가슴 발달, 음모 등 2차 성징에는 이상이 없다. 하지만 자궁이 없거나 매우 작은 형태로 존재해, 자연 임신은 불가능하다.
현재까지 해당 증후군의 근본적 치료법은 없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달로 질 성형수술이나 인공 질 형성술을 통해 성생활이 가능하도록 돕거나, 대리모 또는 입양을 통한 가족 계획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MRKH 증후군은 신체적 문제뿐 아니라 정서적 충격과 심리적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함께 충분한 심리적·정신적 지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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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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