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
영국 런던이 세계 금융 수도로서 위상이 약화하며 기업들의 이탈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19일 런던 금융가. 로이터 연합 |
영국 런던이 더 이상 세계 금융 수도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영국 산업이 타격을 입고, 금융 산업 역시 유럽에 주도권을 빼앗기는 가운데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 런던의 명성은 그저 과거의 향수가 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CNBC는 4일(현지시간) 시장 조사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해 올 상반기 런던 증시에 상장한 5개 업체가 확보한 기업공개(IPO) 자본이 모두 1억6000만파운드(약 2970억원)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이는 딜로직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95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런던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에도 2009년 상반기 2개 업체 IPO로만 2억2200만파운드 자본을 확보했을 정도다.
올해 런던 시장의 최대 IPO는 회계컨설팅 업체인 MHA의 IPO로 지난 4월 대안투자시장(AIM)에 상장했다. 당시 공모주를 발행해 확보한 자본이 9800만파운드였다.
빅4 회계컨설팅 업체 가운데 한 곳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최신 IPO워치 보고서에 따르면 영국 내 IPO 규모는 지난해 1분기 3억파운드에서 올 1분기 1억파운드로 3분의1 토막이 났다.
당초 런던 시장 IPO를 검토하다 다른 곳으로 돌린 IPO 대어들로 많다.
중국 쉬인은 당초 런던에 상장하는 것을 검토했지만 결국 홍콩으로 장소를 바꿨다.
글렉코어가 지원하는 금속 투자업체 코발트 홀딩스는 지난달 런던 IPO 계획을 철회했다.
런던 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탈출도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고 있다.
영국 핀텍 공룡 와이즈는 지난달 주요상장(primary listing) 장소를 런던에서 뉴욕으로 바꿨다.
와이즈는 주요상장이 런던이 아닌 뉴욕이 되면 세계 최대의 막대한 유동성에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달 초에는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상장 장소를 뉴욕으로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스트라제네카는 런던증시의 FTSE100 지수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종목이다.
올해 영국 증시에 5개 업체가 상장한 것과 달리 미국 증시에는 156개 업체가 상장했다. 미 증시에 상장한 업체들이 공모주 발행으로 확보한 자본은 283억달러(약 38조원)에 이른다. 영국 증시 공모주 발행 규모의 10배가 넘는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