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20일 구속기간 동안 대면조사 통해
대부분 혐의 입증하는데 주력할 듯
특검과 尹측 주도권 싸움에서 승리하며
향후 외환 등 수사 속도에 박차 가할 것으로 전망  |
사진=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내란·외환 특별검사팀(조은석 특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외환 등 아직 밝혀지지 않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0일 오전 2시 7분께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영장 발부 이유에 대해 "증거를 인멸한 염려"라고 설명했다.
윤 전 대통령은 구속 취소로 자유의 몸이 된지 124일 만에 재구속됐다. 지난 1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서울서부지법에 청구했고,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며 구속됐다. 지난 3월 8일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와 재판을 받아왔다.
특검팀의 강경 드라이브 작전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의 구속영장 유출을 지적하며 주요 피의자와 참고인 등 관계자들의 진술 회유로 증거 인멸의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가 증거인멸 우려를 영장 발부 이유로 든 만큼, 특검팀의 전략이 재판부를 설득한 것으로 읽힌다.
윤 전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한 내란 특검팀은 향후 12·3 비상계엄 혐의 수사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 1·2차 소환조사에서 대부분 혐의를 부인하고 조사를 거부하는 한편, 특검 소환 일정에 불응하면서 일부 차질이 있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구속 기간이 최대 20일로 설정돼 있어, 특검팀은 이 기간 동안 윤 전 대통령의 대면 조사에 공을 들일 예정이다.
특검팀이 이미 신병을 확보한 주요 피의자들에 대한 조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국군 정보사령관 등 핵심 피의자 구속 기한 연장에 이어 윤 전 대통령까지 구속하는 데 성공하면서, 내란 뿐만 아니라 외환 혐의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 전 대통령 구속으로 관계자들의 입장 변화가 점쳐지는 만큼 혐의 입증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비상계엄 전 국무회의 의결 과정 △공수처 체포집행 방해 혐의 △국무위원 의결권 방해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비화폰 정보 삭제 지시 등과 연관된 관계자 소환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내란 특검팀은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공범으로 보고 있고,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과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등도 수사 선상에 올렸다. 특검팀은 빠른 시일 내에 이들을 비롯한 관계자를 소환해 나머지 혐의를 입증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체포영장 기각으로 위기에 몰렸던 내란 특검팀은 3주만에 윤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데 성공하며 향후 주도권 싸움에서도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체포영장이 기각됐지만 윤 전 대통령이 소환조사에 응하도록 상황을 만들면서 조금씩 주도권을 가져오는데 집중했다. 지난 1·2차 소환조사를 통해 특검팀은 혐의 대부분을 입증하는 데 주력한 것이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이 내란 혐의의 '몸통'인 윤 전 대통령 신병 확보에 성공하면서 사실상 9부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theknight@fnnews.com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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