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승리는 2019년 부산에서의 1-0 승
일본과의 A매치 사상 첫 3연패  |
15일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최종 3차전 한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의 홍명보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
[파이낸셜뉴스] 한국 축구가 끝내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리고 한일전 역사에 남을 뼈아픈 기록을 남겼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5일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했다. 전반 8분 만에 허용한 저메인 료의 선제골 한 방이, 결국 한국의 6년 만의 우승 꿈을 산산조각 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승 1패(승점 6)에 그치며, 3전 전승(승점 9)으로 우승한 일본의 뒤를 이어 2위로 대회를 마쳤다. 2022년에 이어 이번에도 일본이 ‘동아시아 왕좌’를 지켜냈고, 통산 3번째 우승을 추가했다.
하지만 더 참담한 건, 이제 한국이 일본에게 한일전 3연패라는 치욕을 안게 됐다는 점이다. 2021년 요코하마, 2022년 나고야에서 연달아 0-3으로 무릎을 꿇은 데 이어, 이번엔 홈에서조차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한일전에서 3연패를 당한 건, 한국 축구 역사상 처음이다. 마지막 승리는 2019년 부산에서의 1-0 승리였다. 그것마저도 이미 먼 기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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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대한민국과 일본의 경기에서 1대 0으로 패하며 우승을 놓친 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 하고 있다.뉴스1 |
여전히 통산 상대 전적은 42승 23무 17패로 앞서 있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2승 3무 5패로 뒤지고 있다. 한때 ‘일본은 한국의 밥’이라던 말이 무색한 수치다.
홍명보 감독에게도 잔인한 밤이었다. 지난해 7월 부임 후 12경기 연속 무패(6승 6무) 행진을 달리던 그는, 이날 13경기 만에 패배의 쓴맛을 봤다. 더구나 그 상대가 일본이라는 점이, 한국 벤치의 표정을 더욱 무겁게 만들었다.
한국은 K리거 23명, 일본은 전원 J리거로 자국 리그의 ‘내국인 올스타’들이 맞붙은 경기였다.
하지만 일본은 훨씬 더 준비돼 있었다. 경기 초반부터 치밀했고, 빠르며, 강했다. 한국은 패스워크에서 밀렸고, 몸싸움에서도 밀렸다. 주민규, 나상호, 이동경, 김진규가 선발로 나섰지만, 위협적인 장면은 많지 않았다. 경기 초반, 나상호의 슛이 골대를 때리며 기대감을 키웠지만, 불과 1분 뒤 일본이 골을 터뜨렸다. 미야시로의 크로스를 저메인이 논스톱 발리로 마무리하며 경기장을 침묵시켰다.
홍명보 감독은 후반 들어 이호재, 문선민, 오세훈, 강상윤 등을 차례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일본의 견고한 수비를 끝내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39분, 오세훈의 헤더를 이호재가 시저스킥으로 연결했으나 일본 골키퍼의 선방에 막힌 장면이 이날 경기에서 가장 아쉬운 순간이었다.
한국은 이날 패배로, 이제 더 이상 ‘한일전의 강자’라 부를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언제부턴가 당연했던 일본전 승리가, 이제는 간절히 바라야 하는 바람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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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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