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기업들이 기업가치 개선을 위해 종속회사의 흡수합병, 자본확충이 한창이다. 이에 각 기업마다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 희비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 SK온의 SK엔무브 흡수합병, 신용도는 갈려...SK온은 웃고 SK엔무브는 울상 1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종속회사인 SK온과 SK엔무브 합병으로 SK엔무브의 신용도는 강등 가능성이 커졌다.
SK온(SK이노베이션 지분율 87%)이 합병신주를 발행해 SK이노베이션의 100% 종속회사인 SK엔무브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이다. 합병기일은 오는 11월 1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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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제공. |
SK온의 신용등급은 A+로 SK엔무브의 신용도 AA0 대비 낮은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온의 규모를 고려할 때 합병법인의 신용등급은 SK엔무브의 현재 신용도 대비 낮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를 감안해 나신평과 힌신평 등은 SK엔무브의 기발행 채권을 하향검토 등급감시대상에 등재했다. 하향검토 대상에 등재됐다는 것은 기업이 6개월 안에 채무 상환능력이 떨어졌다고 판단될 경우 등급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번 합병 및 SK온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SK이노베이션의 SK온에 대한 지분율(의결권 기준)은 기존 87%에서 90%로 상승하게 된다.
SK엔무브는 피합병회사로서 SK엔무브의 법인격은 소멸될 예정이다.
반면, 업계는 SK온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SK엔무브의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 확충이 이루어지고 이익창출 기반이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기한 내 IPO(기업공개) 조건이 있던 FI(재무적 투자자) 지분을 SK이노베이션이 매입하게 되면서 단기간 내 상장 부담도 완화됐다는 평가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AA0)도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한신평 관계자는 "유상증자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 SK온 관련 재무적 변동성 완화 가능성은 SK이노베이션 재무안정성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배터리사업의 실적 개선에 대한 불확실성이 내재하는 가운데 과중한 기존 외부차입 규모등을 감안하면 SK이노베이션의 신용도 부담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흡수합병, 장기 신용도에 긍정적 한일시멘트의 한일현대시멘트 흡수합병 결정은 한일현대시멘트의 장기신용등급에 긍정적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달 17일 흡수합병을 통해 한일현대시멘트와 합병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소멸법인은 한일현대시멘트로 보통주 1주당 존속법인인 한일시멘트 보통주 1.0028211주를 배정하게 된다.
이에 나신평은 한일현대시멘트의 장기신용등급을 상향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한일시멘트의 흡수합병으로 한일현대시멘트 회사채가 존속법인인 한일시멘트에 이관되어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을 적용받게 됨을 고려한 것이다. 한일시멘트의 신용등급은 A+로 한일현대시멘트(A0) 대비 한단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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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스신용평가 제공. |
■ NH투자증권 유증 기대효과는 '아직'...모니터링한다는 신평사 유상증자가 기업의 자본확충을 가져오지만, 기업 신용도에 늘 긍정적 영향으로 이어지는 모습은 아니다. 실제로 한신평과 나신평은 NH투자증권의 65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결정과 관련해 "NH투자증권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유증은 제3자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며 최대주주인 농협금융지주가 신주를 전액 인수한다. 이번 유증 이후 NH투자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크게 확대돼 올해 6월 말 7조5000억원(별도기준)에서 8조원을 상회하게 된다. 유증 목적은 신사업(종합투자계좌, IMA) 인가 자본요건충족이며, 신주는 오는 25일 상장될 예정이다.
위지원 한신평 연구원은 "유증 이후 NH투자증권의 향후 IMA 여부와 이익창출력 강화, 시장지위 개선 여부, 재무안정성 관리 수준 등에 대한 중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주 전액 인수로 자회사 지원에 나서는 NH농협금융지주 신용도에는 타격이 없다고 평가했다. NH금융지주는 총 6500억원의 투자금액을 회사채 발행 등 외부조달과 보유 현금성 자산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반영한 농협금융지주의 이중레버리지비율은 올해 3월 말 114.9% 대비 소폭 상승한 117.9%로 예상된다.
위 연구원은 "이는 올해 3월 말 은행금융지주 평균 수준 108.0%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지만 자금투입규모가 자기자본(36조3000억원, 3월 기준) 대비 크지 않기 때문에 농협금융지주의 실질적인 재무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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