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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회담 막판 조율 '긴박'..조현·김정관·여한구 워싱턴 최종협상 돌입

파이낸셜뉴스 2025.08.23 07:50 댓글 0

원자력, 북핵, 반도체 분야 돌발변수 발생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조현 외교부 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과 이동하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한미간 안보·통상 협상을 위한 우리 정부 협상단이 이재명 대통령보다 먼저 워싱턴DC에 집결해 마지막 의제 조율에 돌입했다. 이번 마지막 협상은 우리 정부의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사흘 앞두고 '단계적 북핵 비핵화', '한미 원자력 협정 재협상','미국내 반도체설비 지분 요구' 등 안보·통상분야에서 새로운 돌발 변수가 도출되면서 조율 필요성이 제기됐다.

조현 외교부 장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오는 25일(현지시간)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 워싱턴DC에 먼저 도착에 마지막 한미간 통상안보 협상 의제 조율에 들어갔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22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동했다. 회담 장소와 시간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의제 조율은 '단계적 북핵 비핵화'와 한미동맹 현대화 등 전반적인 외교·안보 분야에 집중됐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장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 전 일본 방문 및 한일 정상회담 수행을 건너뛰고, 급박하게 방미길에 오르면서 일각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돌발변수가 발생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조 장관의 이번 방미는 미국측의 요구가 아닌 우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의 출국은 직항편 티켓을 끊지 못하고 경유편을 이용할 정도로 촉박하게 이뤄졌다. 조 장관이 이처럼 급작스럽게 방미를 결정한 것은 최근 새로운 북핵 해법을 이재명 정부가 쏟아내는 와중에 이뤄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1단계는 핵과 미사일에 대한 동결, 2단계는 축소, 3단계는 비핵화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아울러 "북극항로 개척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을 중심으로 미국, 러시아, 북한, 한국, 일본이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밝혔다. 단계적 비핵화를 통한 북한의 국제사회와 경제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그동안 한미정상회담 의제를 조율해왔던 조현 외교부 장관도 지난 18일 국회에서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방안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소통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 비핵화에 대해 '3단계 비핵화론'을 기본 접근법으로 공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 실장은 이 접근법이 과거 일괄타결식 접근법 실패를 반영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단계적 비핵화를 추구한다면서 한미 간 긴밀한 공조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원자력 분야에 대해서는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포함한 한미원자력협정이 이번 한미회담의 공식 의제가 될 수 있다고 위 실장은 전했다.

위 실장은 "우리 입장에서 그동안 개정을 위해 노력해왔고,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진전을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회담 뒤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 발표 여부에 대해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가변성이 큰 정부여서 (성명이) 있을지 없을지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지금 한미 양측이 문안 협의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동남부 애너코스티아에 위치한 공원 경찰(USPP) 시설을 찾아 경찰, 주 방위군 등을 격려하고 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1일(현지 시간) 워싱턴 DC 동남부 애너코스티아에 위치한 공원 경찰(USPP) 시설을 찾아 경찰, 주 방위군 등을 격려하고 있다. AP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한미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 미국 측과 정상회담 의제 사전 조율을 위해 미국에 도착했다. 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서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한미 정상회담이 잘 될 수 있도록 준비하러 왔다"며 "성공적으로 잘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의 미국 출장은 지난달 30일 미국과 큰 틀에서의 무역협정을 합의하고서 귀국한 이후 한 달도 안 돼 이뤄졌다.

정상회담에 앞서 미국 측과 만나 이미 타결된 무역협정 구체화뿐 아니라 산업·자원 분야 한미 협력과 관련된 회담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미리 출장길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 자신의 카운터파트와 만날 예정이며, 이외에 다른 일정이 좀 더 있다고 밝혔다.

이들 일정에는 이틀 전 미국을 찾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함께할 것으로 보인다. 여 본부장은 전날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미리 만나 정상회담 의제 정리를 한 바 있다.

김 장관은 한미 간 합의된 무역협정과 관련, 아직 해소되지 않은 쟁점이 있는지, 미국 측이 추가로 요구하는 게 있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무역협정은 계속 논의해왔던 이슈이기 때문에 계속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김 장관은 또 미국 측이 쌀이나 쇠고기 시장 개방에 대한 요구가 있느냐고 묻자 "그건 내가 지금 말하기는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한번 상황을 보자"며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최근 돌발변수로 부상한 미국내 반도체 설비에 대한 지분 요구에 대한 의제 논의도 예상된다. 미국 정부는 반도체 공장 등 미국 내 반도체 설비투자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일부 기업에 지분을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기업들(TSMC, 마이크론)에 대해서는 지분 인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즉, 투자를 확대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지분 요구를 하지 않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미국 텍사스 테일러에 대규모 반도체 공장 투자를 하고 있으나, 투자 규모 조정 중이며 추가 투자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추가 투자를 한다면, 지분 요구가 면제될 가능성이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한미 정상회담을 사흘 앞둔 22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국제공항으로 입국해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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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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