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4' 양산체제 갖춘 SK하이닉스
10월 중 수백억 규모 TC본더 발주
HBM 생산에 필수로 쓰이는 TC본더
한미반도체·한화세미텍 수주전 예상
상반기 나란히 수주하며 '무승부'
이번 수주 따라 내년 경쟁 유리한 고지
"HBM3E 이어 HBM4 기술 확보 관건"  |
한미반도체 TC본더4 장비. 한미반도체 제공 |
[파이낸셜뉴스] SK하이닉스가 조만간 '열압착장비(TC본더)' 발주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중 어디로 수혜가 돌아갈 지에 관심이 쏠린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이르면 이달 중 수백억원 규모로 TC본더 장비 발주에 나설 예정이다. 계약 체결이 유력한 업체로는 한미반도체, 한화세미텍 등이 거론된다.
TC본더는 반도체 칩과 칩 사이에 일정한 열을 가해 붙이는 기능을 한다. 특히 D램 메모리반도체 여러 개를 위아래로 배열해 하나의 패키지로 만드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에 필수로 쓰이며 주목받고 있다. HBM은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함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들어가며 최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이번에 발주하게 될 TC본더 장비는 6세대 HBM4 생산에 쓰이게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SK하이닉스는 최근 업계 최초로 HBM4 양산체제를 갖췄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HBM4는 기존 5세대 HBM3E와 비교해 속도가 60% 향상되고 전력 소모는 70% 정도 낮아지는 등 성능을 개선했다.
지난 상반기 SK하이닉스 TC본더 수주전에서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이 무승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에 각각 428억원, 385억원 규모로 TC본더 장비를 발주했다. 업계에서는 당시 한화세미텍이 부가가치세를 포함하지 않은 금액을 공시한 만큼 실제 양사 수주 규모는 비슷한 것으로 추정했다.
우선 한미반도체는 'TC본더4'를 앞세워 SK하이닉스 수주에 나설 방침이다. 한미반도체가 최근 양산체제를 갖춘 TC본더4는 HBM4 생산에 특화된 장비다. 한미반도체는 전 세계 TC본더 시장 1위 자리를 이어간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미국 마이크론에 TC본더를 공급한다.
한미반도체는 향후 늘어날 TC본더 수주 물량에 대응하기 위해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총 1000억원을 들여 연면적 1만4570㎡ 규모로 '하이브리드 본더 팩토리'를 건설 중이다. 내년 하반기 완공할 경우 한미반도체는 총 8만9530㎡ 규모 생산라인을 갖추게 된다.
한화세미텍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한화세미텍은 올해 들어 SK하이닉스와 TC본더 거래에 본격 착수했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3월 SK하이닉스와 두 차례 걸쳐 총 420억원 규모로 TC본더를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4월에도 한미반도체와 나란히 SK하이닉스로부터 TC본더 수주를 받으면서 현재까지 한미반도체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지난 상반기 발주한 TC본더는 HBM3E 생산에 적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에는 HBM4일 가능성이 높아 어떤 기업이 HBM4 생산에 최적화된 TC본더 기술력을 확보했을 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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