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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자체 제작한 이미지. |
[파이낸셜뉴스] "
요새 아줌마한테 아줌마나 아주머니라고 해도 기분 나빠하던데,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요즘 길거리나 매장에서 30대 중반에서 40대 중년 여성을 아줌마라고 부르려다 망설인 적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아줌마", 혹은 "아주머니"라고 부르면 왠지 무례해 보이고, "아가씨"라고 하자니 여성이 성적 수치심으로 불쾌감을 느낄까 걱정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대한민국에선 여성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최근 여성 권익이 신장 되고,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커지면서 과거 '아줌마'라고 불리는 정겨운 단어조차 쓰지 못하는 현실이 됐다고 남성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아저씨라는 호칭은 여성들이 쉽게 부르면서, 도대체 아줌마가 뭐가 문제냐는 것이다.
거슬러올라, 1990~2000년대는 30대 여성들조차 "아줌마"라는 말을 들어도 전혀 불쾌하지 않아왔다. 그 당시 여성들이 서른 살 전에 결혼을 하는 사회적 풍토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유부녀든, 애가 있는 여성이든 간에 아줌마라는 호칭을 써도 기분 나빠한다는 것이다. 아줌마 호칭을 쓰면 불쾌한 눈초리를 쉽게 볼 수 있게 됐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아줌마 대체 호칭이 뭐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 화제를 모았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아줌마라 하면 기분 나빠하고, 아가씨라 해도 싫어한다"며 “여사님, 이모님, 여성분, 저기요? 뭐라 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글에는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며 '요즘 호칭 매너'에 대한 세대 공감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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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커뮤니티에 올라온 호칭 논쟁. |
댓글에는 "그냥 '선생님'이 제일 무난하다", "이모님은 음식점 한정, 그 외엔 '고객님'이 안전하다" 등 현실적인 의견이 다수였다. 특히 서비스업 종사자 사이에서는 "성별이나 나이를 짐작하게 하는 호칭은 피하는 게 좋다"는 공감대가 넓어지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개국 이래 수십년간 써왔던 아줌마·아저씨 호칭이 왜 나쁜거냐 라는 반응도 보인다. "아줌마, 아저씨 호칭은 자연스러운 단어인데, 뭐가 문제?", "모든 여자는 사모님으로 통일해야 하냐" 등 다양한 견해를 보였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아줌마는 '아주머니'를 친근하게 또는 낮춰 이르는 말이며, 고려대 한국어대사전은 '나이든 여자를 가볍게 또는 다정하게 가리키거나 부르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한때 이것으로 아줌마의 비속어 논쟁이 있었으나, '낮춤말'이라는 것은 '비하의 말'이라는 뜻이 아닌, '격하시켜 이름' 이라는 뜻이다. 국립국어원에서 비하의 의미라고 뜻풀이할 때는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명확히 표현한다.
한 유저는 "여성이 무서워서 호칭도 제대로 못 쓰는 현실"이라며 "아줌마든, 아주머니든, 아가씨든, 뭐가 됐든 간에 우리나라에선 여성에게 사소한 오해를 줘도 죄기 때문에 '펜스룰'(남성들이 이성과의 자리 자체를 피하는 것)이 속 편하다"고 토로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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